소장님 동화 - 2016년 월간유아 1월호 '할머니의 열두 띠 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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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열두 띠 동물 이야기'
이규원
오늘은 2016년 1월 1일 새해 첫날이에요.
아빠가 말씀 하셨지요.
“철아, 오늘은 병 신년 새해란다. 할아버지 댁에 가서 떡국 먹고 세배 드리자.”
“야! 신난다. 그런데 아빠 병 신년은 뭐예요?”
“그건, 올해는 원숭이 띠라는 거야. 원숭이는 동물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재주가 많거든. 올해는 지혜롭게 자기가 제일 잘 하는 일을 많이 하라는 뜻이야.”
“나는 공차기를 잘하니까 올해는 공차기를 많이 할래요.”
철이는 아빠, 엄마와 함께 할아버지 댁으로 갔지요.
떡국도 먹고 세배도 드렸어요.
“우리 철이 오해도 건강하게 잘 크거라.”
“네, 할아버지. 올해는 원숭이 띠니까 제가 개구쟁이, 흉내쟁이 장난꾸러기도 할 거예요.”
가족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어요.
“그런데 작년에는 양띠였는데 왜 올해는 원숭이띠로 변했지요?”
“그건 이 할매가 잘 알고 있지. 할머니 방으로 가자. 내가 이야기 해주마.”
할머니께서는 철이에게 재미있는 옛 이야기를 들려 주셨어요.
아주 먼 옛날이야기란다.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가 보니까 땅위에 사람들이 너무 약해 보이는 거야. 그래서 해마다 사람들을 도와 줄 동물을 뽑기로 했지.
“설날 아침 나에게 먼저 오는 순서대로 열두 마리 동물을 뽑아 사람의 나이를 지키고 도와주도록 하겠다.”
동물들은 모두 가슴을 두근거리며 설날 오기를 기다렸지.
그런데 고양이는 낮잠을 자느라 이 사실을 몰랐어.
“야옹, 쥐야. 옥황상제가 뭐라고 하셨어?”
꾀가 많은 쥐가 대답했지.
“설날 다음 날 옥황상제께 오래.”
드디어 설날이 되자 걸음이 느린 소가 제일 먼저 컴컴한 새벽에 길을 떠났어.
약삭빠른 쥐가 얼른 소 등 위로 올라탔지.
하늘나라에 닿자 소가 기뻐 소리쳤어.
“음메-, 내가 일등이다!”
그런데 소 등에 있던 쥐가 폴짝 뛰어 쪼르르르 옥황상제 앞으로 달려갔어.
“오, 쥐가 일등이로구나.”
소는 억울했지만 마음을 크게 먹기로 했어요.
“음메, 그럼 내가 이등이다!”
뒤이어 호랑이가 뛰어왔고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가 차례로 달려왔지.
돼지는 열두 번째 꼴찌로 달려왔지.
“꿀꿀 에이, 꼴등 할 줄 알았으면 밥이나 더 먹고 올 걸...”
동물 친구들이 모두 웃었어.
이튿날 아침, 고양이가 헐떡거리며 뛰어 왔어.
“넌 잠꾸러기구나. 하하하.”
고양이는 쥐에게 속은 것이 분했어.
“거짓말쟁이 쥐 녀석! 넌 나에게 잡히면 그냥 두지 않을 거야.”
그때부터 고양이는 쥐만 보면 으르릉 거리며 뒤 쫓는 단다.
“자, 이렇게 해서 해마다 12마리 동물들이 띠 동물이 되어 사람들을 지켜 주고 있단다.”
“와, 할매. 정말 재미있어요. 그러니까 동물들과 사람들은 옛날부터 친했나 봐요.”
“그럼, 그럼.”
“이제 왜 해마다 동물들이 바뀌는지 알게 됐어요.”
환히 웃는 철이를 할머니께서 꼭 안아 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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