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 동화 - 월간유아 10월호 '가을의 노래'

본문
가을의 노래
이규원
산기는 울긋불긋 나뭇잎이 물들고 있었어요.
“나는 아기 손!”
빨간 단풍잎이 잎을 쫙 펴며 말했어요.
“나는 아기 부채!”
노란 은행잎이 잎을 쫙 피며 말했어요.
“나는 아기 머리핀!”
밤색 참나무 잎이 팔랑거리며 말했어요.
“나는 아기 목걸이!”
빨간 열매들이 가르르 웃으며 말했어요.
그 때 갑자기 단풍잎이 슬픈 소리로 말했어요.
“그런데 난 엄마 나무 곁을 떠나기 싫어.”
“맞아, 어디로 가게 될지 정말 무서워.”
“엄마 나무에게 계속 매달려 있고 싶어.”
“안 돼. 슬프지만 우린 얼마 후 떠나야 해.”
나무 밑에서 풀벌레들이 나무 잎들의 소리를 듣고 말했어요.
“얘들아, 우리 나뭇잎이 엄마 나무 곁을 즐겁게 떠나도록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면 어떨까?”
베짱이가 큰 소리로 말하자 풀무치가 말했어요.
“좋은 생각이야. 난 멋진 여행을 하게 된다고 노래로 알려 줄 거야. 풀츠르르- 풀츠르르-.”
“난 가을에 기분 좋게 떠나야 봄에 다시 예쁘게 피어난다고 노래로 알려 줄 거야. 여치르르- 여치르르-.”
여치도 노래를 부르며 말했어요.
“난 헤어지는 것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는 걸 노래로 알려 줄 거야. 귀뚜르르- 귀뚜르르-.”
귀뚜라미 말에 옆에 있던 사마귀가 눈을 굴리며 말했어요.
“난 노래를 못 부르는데 어쩌지…….”
“나도 못 불러. 어쩌지…….”
모두 머리를 모으고 생각에 잠겼어요.
“아! 메뚜기는 풀줄기로 기타를 치고 사마귀는 지휘를 하면 어떨까?”
풀무치 말에 모두 손뼉을 쳤어요.
“그럼 오늘 밤 달님이 떠오르면 이 풀밭으로 모두 모여 노래 연습을 합시다.”
사마귀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어요.
해가 지고 달님이 둥실 떠오르자 풀벌레들이 모두 모였어요.
메뚜기가 ‘딩가딩가’ 기타를 치며 연습에 들어갔지요.
사마귀는 멋지게 치장을 하고 지휘를 시작했어요.
♪ 풀츠르르- 풀츠르르- 멀리~ 멋진 여행을 떠나요. 풀츠르르-
♪ 여치르르- 여치르르- 가을엔 떠나고 봄에는 다시 펴요. 여치르르-
♪ 귀뚜르르- 귀뚜르르- 헤어짐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해요. 귀뚜르르-
♪ 베에짱~ 베에짱~ 아름다운 가을을 즐겨요 베짜앙~
풀벌레 소리를 들은 나뭇잎들은 기분이 좋아 졌어요.
“와! 우린 행복해!”
“맞아! 이 가을을 멋지게 지내고 아름답게 떠날 준비를 하자.”
달빛 아래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 나뭇잎들은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가을 동산은 더욱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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