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 동화 - 월간유아 6월호 '산 속 동물의 왕'

본문
산 속 동물의 왕
이규원
오늘은 산 속 동물나라의 왕 호랑이 대왕님의 10주년 기념식 날이에요.
동물들이 모여 수군거렸어요.
“이제 호랑이님이 너무 늙으셨어. 자주 아프시기도 하고….”
“그래. 새로운 왕을 뽑았으면 좋을 텐데….”
“누가 의견을 말해봐.”
그러나 누구도 용기 있게 말 할 동물들은 없었어요.
혹시 호랑이 대왕의 비위를 거스르면 큰일 나거든요.
동물들은 준비한 선물을 호랑이 대왕께 드리며 축하를 드렸어요.
호랑이가 불만스럽게 말했지요.
“너희들은 겨우 이런 선물뿐이냐. 내가 몸이 아프거늘 모두 노래와 춤을 추어 보아라.”
동물들은 호랑이 대왕 앞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었지요.
♪산 중 호걸이라 하는 호랑님의 생일날이 되어 각색 짐승 모두 모여 무도회가 열렸네. 토끼는 춤추고 여우는 바이올린 찡가 찌가 찌가 찡가 찡가 찡가 하더라.♪
동물들의 노래와 춤이 끝나자 호랑이가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너희들의 노래 소리와 춤, 시시하구나. 모두 보기 싫다. 내 몸이 아프니 모두 돌아가거라!”
그러자 여우가 목소리를 깔고 말했어요.
“호랑이 대왕님, 건강하셔야지요. 제가 산삼을 캐어 오겠습니다. 만수무강하시고 오래 오래 왕의 자리를 지켜 주셔야지요.”
“여우의 말이 정말이냐? 모두 대답하여라. 여우의 말대로 내가 계속 왕의 자리에 있어도 좋으냐?”
동물들은 아무 대답이 없었어요.
토끼가 용기 있게 나섰어요.
“호랑이 대왕님, 그 동안 저희 산 속 동물들을 위하여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부터는 편히 쉬시고 다른 동물을 왕으로 추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놀라 모두 고개를 숙이고 벌벌 떨며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호랑이가 무릎을 치며 말했어요.
“어허, 좋은 생각이다. 나는 이제 늙었으니 뒤로 물러나고 너희 중에 누가 왕이 되어 보아라.”
그러자 곰이 앞으로 나섰어요.
“왕은 힘이 세어야 하니까 내가 왕이 되어야겠어.”
“무슨 소리, 내 머리의 뿔을 보렴. 왕관을 쓰지 않아도 품위와 멋을 느낄 수 있지 않니? 이 뿔로 나는 산속을 잘 지킬 수 있으니 내가 왕이 되겠어.”
사슴의 말에 원숭이가 재주를 부리며 말했어요.“끼익 끼익. 왕은 모두에게 인기가 있어야 돼. 나는 동물 친구들에게 인기가 최고야. 그러니까 내가 왕을 해야 돼.”
“호호호호… 너희들 보다 길고 부드러운 꼬리를 갖은 내가 왕이 되면 모두 행복할 거야. 난 몹시 지혜롭거든.”
여우의 말에 곰이 두 손을 불끈 쥐고 말했어요.
“여우야, 네가 지혜롭다고? 지혜로운 건 토기야. 넌 눈치만 보고 너무 얄미워. 안돼.”
“뭐라고? 내가 얄밉다고?”
여우의 눈 꼬리가 올라갔어요.
그러자 호랑이 대왕이 말했어요.
“토끼야, 너무 말해 보아라. 너도 왕이 될 자격이 있다.”
“고맙습니다. 호랑이 대왕님. 보다시피 저는 몸도 작고 약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을 지키려는 용기와 지혜는 있습니다. 오랫동안 산 속 동물 마을을 지켜 오신 대왕님과 힘 센 곰님과 여러분들이 저를 도와주신다면 왕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모든 동물들이 힘차게 박수를 쳤어요.
호랑이 대왕이 힘차게 말했어요.
“토끼야, 이제부터 네가 이 산속의 왕이다. 왕의 모습이 작다고 무시하거나 얕보면 안 된다. 호랑이인 내가 뒤에서 토끼 왕을 지켜 줄 것이다.”
동물은 다 같이 노래와 춤을 추었어요.
♪산 속 지혜롭고 용기 있는 토끼님의 대왕 날이 되어 각색 짐승 모두 모여 무도회를 열었다. 사슴은 춤추고 곰은 바이올린 찡가 찌가 찌가 찡가 찡가 찡가 하더라…♪
그 후 산 속 동물들은 토끼 대왕을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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